로그인 아이디는 등록된
'본인의 메일주소'를 입력하세요.
로그인





조회 수 2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광야의 그리스도 (1872) 이반 크람스코이

 

이반 크람스코이(Ivan Nikolaevich Kramskoy, 1837-1887)는

1837년 러시아 오스트로고쥬스크 시의회 서기의 아들로 태어났다.

1857년 상트페테르부르크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해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1863년에 ‘농노 해방령’과 관련된 황제의 업적으로 할 것을 요구하는

아카데미 졸업 작품 주제에 반발해

다른 13명의 학생과 함께 작품 주제 선정의 자유를 요구했다.

그러나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졸업 직전 아카데미에서 나왔다.

스스로 ‘14인의 반란자’라 칭하며 ‘페테르부르크 예술가 조직’을 결성한 이들은

작업실과 주거지를 공유하는 공동체 생활에 들어갔다.

 

1870년 이반 크람스코이는 비평가 스타소프(V.V. Stasov)와 전격적인 합의로

‘러시아 이동전시협회’를 창립하였다.

여기에는 일리야 레핀(Ilya Repine), 바실리 수리코프(Vasily Surikov),

바실리 페로프(Vasily Perov), 이사크 레비탄(Isaak Levitan) 등

19세기 후반의 러시아를 대표하는 화가들이 참여했다.

이 그룹은 러시아의 여러 도시를 이동하면서 전시회를 개최한다는 의미에서

스스로 ‘이동파(移動派)’라는 이름을 붙였다.

몇몇 특수한 사람만을 위한 미술 전시회가 아닌

대중이 함께 미술품을 감상하고 즐기자는 취지로 거의 해마다 개최된 이 전시는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이후 러시아 미술의 성격을 결정적으로 규정지었고,

귀족들과 부유한 사람들의 기호를 만족시켜 돈과 명예를 얻는 예술이 아니라

일반 민중의 정서를 반영하는 러시아 예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길을 열었다.

 

크람스코이는 ‘화가는 사회에 대해 도덕적인 의무를 가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러시아의 사회적인 이상과 높은 도덕을 추구했고,

예술의 진실과 아름다움, 도덕과 미적 가치는 상호불가분의 것이라고 보았다.

크람스코이가 1872년에 그린 <광야의 그리스도>

마태오복음 4장 1-11절, 마르코복음 1장 12-13절,

루카복음 4장 1-13절이 그 배경이지만,

전통적인 화가들처럼 예수님의 세 가지 유혹을 형상화하는 표현에서 벗어나

자신의 철학과 도덕적 기준을 담아 이 작품에 접근했으며,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두고 ‘내가 본 그리스도 중 최고’라고 찬사를 보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뒤에 성령께서는 곧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셨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또한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마르 1,12-13)

 

크람스코이는 전통적인 유혹에 대한 교리 해설적 접근이 아니라,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해 몸부림치던 러시아 사회 정치적 흐름이 반영된

인본주의 사고방식으로 이 작품에 접근했다.

다른 화가들은 성경이 제시하는 세 가지 유혹을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크람스코이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예수님을 그렸다.

예수님의 고뇌는 바로 작가가 몸담은 러시아 현실에서 민중들에게

예술을 통해 삶의 방향과 지혜를 제시해야 하는 작가의 고뇌이기도 했다.

 

이른 새벽 동이 트는 시간에 바위투성이 광야에 예수님 홀로 바위에 앉아계신다.

살아 있는 생명은 잡초 하나도 보이지 않는 완전한 돌무더기 황무지이다.

예수님께 확대경을 대고 보면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너무 슬퍼서 가슴이 먹먹하고 숨이 멎어버린다.

그냥 작은 화면의 그림으로 보았을 때는 잘 몰랐는데,

확대 기능을 통해 그리스도의 얼굴과 눈과 손과 발을 보는 순간,

심연을 알 수 없는 고뇌하는 예수님의 깊은 눈동자에 어린 우수에 가슴이 저미고,

꽉 쥐고 있는 두 손과 뼈만 앙상하고 거친 맨발에 목이 메게 된다.

 

예수님은 세상을 구원해야 하는 자기 소명에 대한 깊은 고뇌로

밤을 새워 기도하신 모습이 역력하게 드러나는 초췌하고 피곤한 모습이다.

돌만 가득한 광야는 맨발로 걷기에 너무 힘든 곳이기에 그분의 맨발은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를 묘사하고 있다.

힘줄이 드러나도록 굳게 깍지를 낀 두 손은

너무나도 간절하게 바친 기도의 마무리를 아직도 마치지 못한 상태이다.

그분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여 이 세상에 온 하느님의 아들로서

앞으로 자기가 걸어야 할 미지의 길에 대한 깊은 의문과 불안에 찬 모습이다.

먹을 것도 없고 밤의 찬 기운을 피할 곳도 없는 사십 일 동안의 광야 생활은

그분의 얼굴을 핼쑥하게 만들었지만, 그분의 눈빛은 점점 고뇌로 깊어졌다.

지금 세상과 다가올 세상에 대한 새로운 약속을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은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 작품은 밑바닥에서부터 저며 오는 깊은 고통으로 인해

예수님의 잔인한 슬픔이 진한 감동으로 전해진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깊은 명상에 잠겨 있다.

세상의 모든 욕망과 유혹을 떨쳐버리기 위해 광야에서 깊이 내면으로 침잠해 있다.

그분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외심을 느끼게 한다.

소박한 마음이지만 그럴 수만 있다면

예수님께 따뜻한 양말이라도 신겨 드리고 싶고,

어깨에 담요라도 덮어드리고 싶으며,

뜨거운 커피라도 들고 가 한 잔 건네고 싶은 심정이다.

(2020.3.12) https://m.blog.naver.com/sonyh252/221850454467


  1. 사순제 5주일 강론(교구보) 장민현 테오도로 주임신부님

    Date2025.04.04 By홍보분과 Reply0 Views127
    Read More
  2. No Image

    [성경 미술관] 광야의 그리스도 - 손용환 요셉신부

    Date2025.03.07 By홍보분과 Reply0 Views214
    Read More
  3. No Image

    [원주교구 들빛주보 : 성경 미술관] 장님을 이끄는 장님 - 손용환 요셉신부

    Date2025.02.27 By홍보분과 Reply0 Views234
    Read More
  4. ‘말씀이 그림이 되어’... 김만용 작가 성화 개인전

    Date2025.02.20 By홍보분과 Reply0 Views258
    Read More
  5. 하느님의 말씀 주일 로고(가톨릭신문사)

    Date2025.01.23 By홍보분과 Reply0 Views294
    Read More
  6. 책속 미술관 [카나의 혼인잔치] 파올로 베로네제(Paolo Veronese, 1528-1588), 1562-63년, 유화, 7×10m, 루브르 박물관(파리).

    Date2025.01.14 By홍보분과 Reply0 Views154
    Read More
  7.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 편람

    Date2023.05.11 By이승우(다니엘) Reply0 Views166
    Read More
  8. 게시판 로고

    Date2023.01.09 By홍보분과 Reply0 Views188
    Read More
  9. [담화] 2022년 그리스도인 일치 주간

    Date2022.01.18 By이현덕(야고보) Reply0 Views194
    Read More
  10. 주님 세례 축일에 짚어보는 세례대의 의미

    Date2022.01.13 By김미경(라파엘라) Reply0 Views238
    Read More
  11. 차량시간표(주일학교포함)

    Date2021.05.29 By우지은소화데레사 Reply0 Views228
    Read More
  12. [ 한사람의생명 ]관련하여, 함께 기도바랍니다 . .

    Date2019.08.25 By그레고리오 Reply0 Views290
    Read More
  13. No Image

    자유계시판 항시 거룩한말만 올라 싫은 소리 한마디

    Date2017.07.23 By한만직 Reply1 Views672
    Read More
  14. No Image

    Via Dolorosa

    Date2017.03.27 By김석화마르코 Reply0 Views360
    Read More
  15. '여전히 당신이 그립습니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8주기 특별기고 - 가톨릭신문

    Date2017.02.09 By이승우(다니엘) Reply1 Views652
    Read More
  16. [순교자성월 특별기고] ‘순교자의 믿음살이와 살림살이’ - 가톨릭신문

    Date2016.09.01 By이승우(다니엘) Reply0 Views741
    Read More
  17. Q&A 성모승천, 이것이 궁금합니다 - 가톨릭신문

    Date2016.08.16 By이승우(다니엘) Reply0 Views638
    Read More
  18. No Image

    교황이 아르헨티나 정부의 거액 후원금 거절한 까닭은

    Date2016.07.04 By이승우(다니엘) Reply0 Views394
    Read More
  19. 행복한 가정의 비결은?

    Date2016.06.05 By이현덕(야고보) Reply2 Views504
    Read More
  20. No Image

    각자도생은 없다. 프레시안

    Date2016.06.03 By이승우(다니엘) Reply2 Views591
    Read More
  21. 오르카냐와 쟈코포 디 치오네의 성령 강림

    Date2016.05.18 By이승우(다니엘) Reply0 Views2186
    Read More
  22. 주님은 어디로 올라가셨나? [주님 승천 대축일 가톨릭신문 기획]

    Date2016.05.05 By이승우(다니엘) Reply0 Views526
    Read More
  23. 홈페이지 등록 방법

    Date2016.05.02 By황현섭 Reply0 Views396
    Read More
  24. 사랑스런 나의 손주예요

    Date2016.05.01 By민근휘야고보 Reply2 Views402
    Read More
  25. 주님의 눈을 바라보게 하소서!

    Date2016.04.29 By이현덕(야고보) Reply0 Views544
    Read More
  26. 하느님 편지

    Date2016.04.25 By이현덕(야고보) Reply0 Views457
    Read More
  27. 내영혼 바람되어(세월호 추모곡)

    Date2016.04.24 By이현덕(야고보) Reply1 Views475
    Read More
  28. 축하드립니다~^^

    Date2016.04.22 By이현덕(야고보) Reply2 Views452
    Read More
  29. 2년전 오늘

    Date2016.04.16 By이승우(다니엘) Reply0 Views362
    Read More
  30. 살아있다면 내일 투표를 할수있는 천사들을 생각함...

    Date2016.04.12 By김석화마르코 Reply0 Views452
    Read More
  31. No Image

    악법 은 악 이다....

    Date2016.04.11 By김석화마르코 Reply3 Views457
    Read More
  32. 천주교마산교구 용원성당 화이팅! 입니다. ^^

    Date2016.04.08 By루카 Reply2 Views737
    Read More
  33. No Image

    축하합니다

    Date2016.03.10 By한만직 Reply1 Views488
    Read More
  34. No Image

    찬미예수님~~~^^

    Date2016.03.09 By박진현(가브리엘) Reply2 Views365
    Read More
  35. No Image

    안녕하세요

    Date2016.02.24 By이승우 Reply0 Views414
    Read More
  36. No Image

    행복한 삶

    Date2015.06.04 By윤기철 Reply0 Views495
    Read More
  37. No Image

    너는또다른나

    Date2015.06.04 By윤기철 Reply0 Views368
    Read More
  38. No Image

    7차 말씀과 함께하는 성경피정

    Date2015.04.07 By마산청년성서모임(에파타) Reply0 Views471
    Read More
  39. No Image

    2015년 명례성지 해돋이 미사 안내

    Date2014.12.29 By강미옥 젤뚜르다 Reply0 Views476
    Read More
  40. No Image

    [마산교구청년성서모임] 제6차 어른성경피정 초대합니다.

    Date2014.09.29 By마산청년성서모임(에파타) Reply0 Views878
    Read More
  41. No Image

    내한하실 교황님 말씀!

    Date2014.06.26 By이현덕(야고보) Reply0 Views552
    Read More
  42. No Image

    제4 회 명례특강 안내

    Date2014.05.30 By김덕곤 요한 Reply0 Views533
    Read More
  43. No Image

    제3회 명례특강안내

    Date2014.04.28 By김덕곤 요한 Reply0 Views553
    Read More
  44. No Image

    5차 말씀과 함께하는 성경피정(신청안내)

    Date2014.04.11 By마산청년성서모임(에파타) Reply0 Views492
    Read More
  45. No Image

    제2회 명례특강안내

    Date2014.04.08 By김덕곤 요한 Reply0 Views485
    Read More
  46. 십자가의 신비

    Date2014.04.02 By이현덕(야고보) Reply0 Views505
    Read More
  47. 성요셉 아버지학교 수료(제13기)

    Date2014.03.13 By이현덕(야고보) Reply0 Views566
    Read More
  48. 어느 소나무의 가르침

    Date2014.03.08 By이현덕(야고보) Reply0 Views631
    Read More
  49. No Image

    2014년도 제1회 명례특강안내

    Date2014.03.07 By김덕곤 요한 Reply0 Views596
    Read More
  50. 천국문

    Date2014.02.25 By이현덕(야고보) Reply0 Views69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