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이웃을 내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는 성경 말씀을 묵상한 작품이다. 화면의 중심에 예수님께서 가난한 이를 품에 안으시고 율법에서 가장 으뜸 계명인 ‘사랑’을 몸소 실천해 보이고 계신 모습을 표현하였다. 주변의 주황색의 형태는 ‘하느님의 집’인 교회를 형상화 한 것이며, 오른쪽 아랫부분에는 세상의 교회를 배치하고, 양쪽 측면의 과일들은 ‘사랑의 열매’를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화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황색은 포근함과 따스함의 상징인 사랑의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영주시민신문에 ‘카툰으로 세상보기’를 연재하고 있는 김만용 작가의 성화 개인전이 4월 5일부터 열흘 간 서울 명동성당 갤러리 1898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작가가 지난 2020년부터 1년간 매주 주일복음을 내용으로 하는 성화를 안동교구 주보에 게재하기 위해 제작한 작품 52점과 가톨릭미술상 본상 수상작, 대표적 성화 작품 등 55점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천주교 안동교구가 기획하는 초대 개인전으로 김 작가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작품전이다.
안동교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교구 사제들의 주일 강론을 짧게 요약한 글과 김만용 작가의 성화를 함께 엮어서 ‘말씀이 그림이 되어’라는 성화 묵상집을 발간 한 바 있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책에 실린 성화들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품된 모든 작품은 닥종이 펄프로 제작된 한지를 바탕으로 하여 먹과 아크릴 채색 등을 사용한 한국화이다. 안동 한지를 사용 함으로써 자연 친화적이며 지역민들의 땀과 혼이 스며있는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안동 지역의 정체성과도 궤를 같이한다.

두터운 한지에 작업하면서 부분적으로는 조각도 등을 이용해 마티에르(matiere)를 표현함으로써 회화 작품이지만 조소의 릴리프(relief) 기법을 접목시킨 작품이다. 이같은 기법에 대해 김 작가는 “성화 제작에 있어서 미술 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장르의 호환성을 실험해 보고자 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작가는 “가톨릭 신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말씀의 의미를 조형 언어를 통해 재탄생시킨 그림을 감상하면서 작가와의 ‘감정이입(感情移入)’을 하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미술협회 회원인 김 작가는 각종 초대전, 기획전 그룹전에 265회 참여했으며, 영주 시민대상, 조선일보·교육부 공동 선정 올해의 스승상, 제21회 가톨릭 미술상 본상을 수상했다. 현재 영주시민신문, 가톨릭신문, 계간 영주문화의 연재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만화 단행본 ‘선비고을 나들이’, ‘영주의 선비들’, ‘기려자 송상도’와 트래킹 여행기 ‘아! 네팔, 그리고 히말라야’, 성화 묵상집 ‘말씀이 그림이 되어’가 있다.
https://www.yjinews.com/news/userArticlePhoto.html - 출처 영주시민신문 오공환 기자 2023.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