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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2011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문
(6월 19일)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요한 14, 27)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또 우리가 살아가는 이 아름다운 강산에 널리 펼쳐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제자들 앞에 나타나시어 제일 먼저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라고 인사 하셨습니다.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라고 우리가 고백하듯이 주님께서는 평화의 원천이시며, 우리는 그분 안에서만 참된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평화가 세상 곳곳에 널리 펼쳐지기를 원하셨고, 우리에게 평화의 사도로서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을 맡기셨습니다(마태 28,19-20 참조). 따라서 우리는 세상에 평화를 선포하고 동시에 평화를 이루기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마태 5,9 참조). 그렇게 할 때 기쁨과 행복, 사랑과 은총이 넘쳐나는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게 되고 마침내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완성될 것입니다.

한반도의 현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살아가는 한반도에는 아직도 긴장과 위협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60여 년 전 끔찍한 전쟁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전쟁은 남과 북 모두에게 씻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전쟁의 상처를 딛고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수많은 피와 땀을 흘렸습니다. 그 결과 지금 남한은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한강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보낼 만큼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고 정치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민주화를 이루어가고 있으며 사회·문화적으로도 비교적 안정적인 발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비록 분단 초기에는 서로에 대한 적대감과 증오심을 키워가며 과도한 체제 경쟁을 하였지만, 점차 대화와 타협을 통해 위기관리를 해왔고 나아가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 속에서 통일의 그날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에 부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분단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남북 대화와 교류가 단절되고 상호비방이 도를 넘어서고 있으며 급기야 서로 무력을 사용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전쟁 불사를 외치며 적개심을 키워나가는 심각한 상황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습니다.

화해와 협력을 통한 상생의 길
취약한 산업기반과 빈번한 자연재해 등으로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많은 북한 주민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고, 특히 어린이와 노인 등 취약계층은 굶주림으로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북한의 현 상황을 ‘심각한 위험 수준’으로 보고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을 계획하고 있지만, 같은 민족인 우리는 서로 비방하고 적대감만을 키워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 당국에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개선과 투명성, 진정성을 촉구하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굶주림에 지쳐 죽어가는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도리일 것입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사랑의 손길을 내미는 따듯한 마음이야말로 남과 북의 평화를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현재 지구촌은 경제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겪는 어려움도 매우 큰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도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 기회와 가능성을 남북 교류와 협력의 확대에서 찾고 있습니다. 북한을 통한 물류유통의 혁신이나 북한의 풍부한 자원의 공동개발이 그것입니다. 개성공단을 통해 보듯 양질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산업기반을 탄탄히 다진다면 남북은 민족 화합과 더불어 경제대국으로 충분히 동반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키는 평화와 만드는 평화
지금까지 남과 북은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 급급해 왔습니다. 자신을 지키는 것이 평화라고 생각하여 자기방어를 위한 명분으로 군비확장에 힘써 왔습니다. 최첨단 무기와 강력한 살상용 무기로 무장하여 상대방을 위협하면서 그것이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고 말하는 모순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평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군비확장과 군사훈련은 결국 서로를 불안하게 만들고, 불신하게 만들었으며 결과적으로 군사적 충돌로 이어졌음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또한 도를 넘는 군비경쟁은 주변국에도 영향을 주어 한반도는 동북아 지역의 화약고라는 오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심화된다면 남북문제의 해결은 점점 더 요원해 질 것입니다.
현재 남과 북에 필요한 것은 자신을 지키려는 소극적인 평화정책이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평화정책입니다. 지키는 평화가 아닌 만들어가는 평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남과 북은 60년 이상을 서로 적대시하며 살아왔기에 같은 민족이지만 실제로는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서로에 대한 편견과 오해도 많습니다. ‘다르다’는 것을 ‘틀리다’는 것으로 착각하며 상대방을 비방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존중하며 교류하여야 합니다. 잦은 만남으로 쌓인 오해와 편견을 넘어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혀야 합니다. 이렇게 ‘함께 만들어가는 평화’를 통해 남과 북은 상생할 수 있고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앙인의 길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지켜야 할 보편적인 가치는 사랑, 용서, 화해 그리고 평화입니다. 남북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현시점에서 더더욱 평화의 사도라는 우리의 사명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지상에서의 생활을 마치실 즈음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을 위해, 아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갈라진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 분열과 갈등이 사라지도록 우리도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가 되는 것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따르는 삶입니다. 삼위일체의 핵심은 사랑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일치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신 유일한 계명은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7)입니다. 이 사랑의 계명은 충분한 자격을 갖춘 이들 뿐만 아니라, 부족하고 나약하더라도 심지어 원수일지라도 용서하고 사랑을 베풀라(마태 5장 참조)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이 우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2코린 5,14). 십자가의 사랑은 사람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하며 강력한 무기입니다.
사랑의 가장 구체적인 표현은 나눔입니다. 나에게도 필요하고 부족하지만, 나 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것이 복음적 의미의 나눔입니다. 나눔은 서로를 풍요롭게 만들고 나눔을 통한 사랑은 이웃과 우리를 하나로 묶어 줍니다.
이 나눔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이웃이 휴전선 너머에 있습니다. 아울러 이 사랑의 나눔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인 제3국에서 탈북자라는 이름으로 또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그들에게 참된 이웃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루카 10,36 참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열쇠는 하느님을 믿는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바치는 간절한 기도와 용서와 화해의 정신 그리고 사랑의 나눔입니다. 남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실천적 신앙의 삶이 필요합니다. 우리 한반도의 주보이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의 도움에 힘입어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뿌리내리도록 함께 기도하고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삼위일체이신 성부·성자·성령께서 이루시는 일치와 사랑과 평화가 형제자매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히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2011년 6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 운 회 주교



  


  

  



* 이승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6-03-0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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